김 씨의 조사 과정을 지켜본 검찰 관계자는 27일 “조사 초기에 자기주장을 거침없이 말하는 등 자유롭던 모습이 사라진 대신 차분하게 ‘가라앉은 태도’로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송환 전 가족을 통해 “(입국하면)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고 16일 송환 직후에는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와우”라며 웃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그런 웃음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
검찰 주변에선 김 씨의 이런 변화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검찰 조사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많다.
김 씨는 송환된 당일 밤부터 11일간 계속해서 서울구치소와 검찰을 오가며 오전 1, 2시까지 조사를 받았다. 해 뜰 무렵까지 신문이 진행돼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었다고 한다.
김 씨는 평소 한국어로 조사에 응하지만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한국어로 의사를 표현하는 게 답답해지면 갑자기 영어로 말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2002년 1, 2월 미국 도피 중에도 한국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직원들에게 스피커폰을 통해 이야기하면서 주가 조작이나 횡령 지시 등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 나오면 갑자기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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