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나홀로 노인들 “해피폰이 효자”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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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혼자 사는 임모(78) 할머니는 24시간 연락이 되는 휴대전화 ‘해피폰’ 덕분에 안심이 된다.

임 할머니는 22일 “갑자기 아플 땐 병원 가는 게 힘들었는데 이젠 이 전화가 효자”라며 좋아했다.

포항시는 이날부터 27일까지 해피폰을 사용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얼마나 활용하는지, 불편한 점은 무엇인지 조사한다.

포항시는 올해 9월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 5300명의 가정 형편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2100여 명은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병원에 가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당장 도움이 필요한 500명에게 무료 ‘해피폰’을 제공했다.

이들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인 생활지도사 87명이 포항지역을 28개 권역으로 나눠 하루에 한 번씩 통화를 하면서 안전과 건강, 불편함을 확인한다.

노인들은 갑자기 다치거나 병원에 가야 할 경우나 시장에 가야 할 때 등에 해피폰을 즐겨 사용했다. 복잡한 번호 대신 1이나 2번 식으로 단축번호를 누르면 지도사에게 바로 연결된다.

노인을 돌보는 신수미(23·여·사회복지시설 원광보은의 집 근무) 사회복지사는 “119를 부를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젊은 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운 불편을 겪는 어르신이 많다”며 “이들이 해피폰을 가지고 언제든 연락이 될 수 있다는 것만도 든든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내년에 1000명 정도까지 해피폰 지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주성 노인복지담당은 “혼자 사는 노인이 숨진 지 한참이 지나서야 발견되곤 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해피폰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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