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업그레이드 경기 농업]<中>세계로 뻗는 명품농산물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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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의 과일 저장고에서 직원들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화성 포도를 포장하고 있다. 화성 포도는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해 올해 들어 미국 동남아 등지로 200t가량이 수출됐다. 이성호  기자
18일 경기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의 과일 저장고에서 직원들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화성 포도를 포장하고 있다. 화성 포도는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해 올해 들어 미국 동남아 등지로 200t가량이 수출됐다. 이성호 기자
화성포도 지구촌 입맛 사로잡다

《1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의 한 과일 저장고. 100m² 크기의 저장고 안에서는 화성 포도를 수출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분홍색 모자와 흰 가운을 입은 직원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포도를 부지런히 닦았다. 이날 컨테이너에 실린 화성 포도는 2kg짜리 4500상자로 무게만 9t이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국 시애틀, 시카고 등지에서 판매된다. 이번 포도 수출을 주도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화성 포도는 현지에서 반응이 대단히 좋아 기대가 크다”면서 “9월에 내린 비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

철저한 품질관리로 동남아 이어 미국 시장까지 진출

안전인증 축산물-쌀 브랜드도 선보여… “최고 되겠다”

○ 현지인 입맛에 맞춰 성공

화성 포도는 지난해 처음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전까지는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에서만 팔렸다. 미국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올해는 총 200t 정도의 포도가 수출된다.

남윤현 화성시 포도수출협의회 사무국장은 “화성 포도는 당도가 높고 상큼한 신맛이 나는 데다 떫은맛이 없어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도는 배, 사과와 달리 상태가 조금만 나빠도 운송 과정에서 벌레가 생겨 수출이 어렵다. 남 사무국장은 “질 낮은 포도를 끌어 모으면 양이야 맞출 수 있겠지만 그걸로 수출은 끝날 것”이라며 “무엇보다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미국의 검역 때문에 화성 포도는 재배부터 출하까지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국립식물검역소 관계자는 “수출단지 지정을 받는 과정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91개 농가 전부를 대상으로 실사를 벌였다”면서 “수출이 이뤄질 때는 135가지에 이르는 농약 잔류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 농산물 세계적 과일 브랜드와 경쟁

9월 말 현재 경기 농산물 수출액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억4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수출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기 농산물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지역 내 농업 관련 브랜드는 444개. 이 중 2곳 이상의 기관, 단체에서 사용하는 브랜드는 78개(17.5%)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개별 브랜드다.

하지만 경기 농산물 브랜드의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최근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햇사레’와 ‘잎맞춤’.

햇사레는 경기 이천시, 여주군, 양평군 그리고 충북 음성군이 함께 만든 복숭아 ‘광역 브랜드’다. 브랜드가 출범한 2002년에는 이천, 여주, 양평지역의 복숭아 매출이 200억 원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500억 원대로 늘었다. ‘자연과 태양이 입맞춤해 맛이 풍부하다’는 뜻의 잎맞춤은 경기 안산시 평택시 화성시 안성시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과수 브랜드다.

경기도 관계자는 “햇사레와 잎맞춤의 목표는 미국의 ‘선키스트’(오렌지)나 뉴질랜드의 ‘제스프리’(키위) 같은 브랜드 파워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 고품질에 안전성 더한 명품 농산물

경기도는 26일 청정(淸淨) 축산물 브랜드 ‘지플러스 미트(G+ Meat)’를 선보인다.

경기도 품질 인증제도인 G마크를 받은 축산물 가운데 항생물질이 식품의약품안전청 허용치의 절반 이하인 축산물이 새 브랜드를 이용할 수 있다. 양평군의 개군한우를 비롯해 돈모닝포크, 동충하초포크, 아이포크, 청미원포크 등 5개 브랜드가 선정됐다.

다음 달에는 농약, 중금속 등 199가지 유해성분이 식약청 허용치의 절반 이하인 쌀만 이용할 수 있는 ‘지플러스 라이스(G+ Rice)’ 브랜드가 선보인다.

조만간 말라카이트그린 등 10가지 유해성분이 적게 들어 있는 ‘지플러스 피시(G+ Fish)’ 브랜드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품질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명품 농축수산물’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브랜드의 상품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되면 최대 1억 원을 보상할 계획”이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 경기 농축수산물이 품질과 안전성 면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기도 농산물 수출액 현황
구분2006년 9월 말2007년 9월 말주요 품목
축수산물1251만 달러1734만 달러닭고기, 어묵 등 9종
특용작물1614만 달러1698만 달러인삼제품, 버섯 등 10종
화훼류840만 달러1341만 달러난, 선인장 등 11종
채소류915만 달러1337만 달러김치, 파프리카 등 7종
과실류587만 달러491만 달러배, 포도 등 5종
가공식품9138만 달러1억3906만 달러면류, 주류 등 38종
1억4346만 달러2억509만 달러6개 분야 80종
자료: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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