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음의 눈으로 던지는 스트라이크

  • 입력 2007년 8월 24일 06시 28분


코멘트
‘보이지 않지만 마음의 눈으로 볼링 핀을 넘어뜨린다.’

부산 점자도서관은 31일 연제구 거제동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안에 있는 아시아드 볼링장에서 제15회 부산점자도서관장배 전국시각장애인 볼링대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이 볼링대회는 시각장애인으로 초대 부산점자도서관장을 지낸 정화원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시각장애인의 여가활동을 위해 1993년 처음 시작한 뒤 매회 전국에서 80∼100명의 시각장애인 선수가 참가해 왔다.

그동안 이 대회를 거쳐 간 시각장애인 볼링 동호인만 1500명에 이른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선수 80여 명과 시각장애인 볼링지도자 및 관계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한다.

대회는 국제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 규칙(IBSA)을 적용해 국제 수준의 경기 방식으로 치러지며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국제 규격인 유도 봉(가이드레인)을 이용해 경기에 참여한다.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인 B1그룹과 희미한 시각을 가진 약시인 B2그룹, B2보다는 좀 더 잘 보이는 B3그룹으로 구분된 선수들의 우승 평균점수는 각각 130점, 160점, 190점으로 일반 볼링선수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국제장애인스포츠계에서는 한국의 시각장애인 볼링 수준이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다.

B2그룹에 출전할 부산의 이윤경(34·여) 씨는 “비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감각으로 볼링 핀을 넘어뜨리는 기분은 해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며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을 갖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