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젖은 바위에 낙뢰… 5명 사망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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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중부지역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지면서 벼락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북한산과 수락산에서 등산객 5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이날 낮 12시경 경기 고양시 북한산 용혈봉 정상(해발 581m) 부근 암벽에 벼락이 떨어져 암벽 주변에 있던 안모(47) 씨 등 등산객 4명이 숨지고 김모(46) 씨 등 4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는 헬기 4대를 동원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였고 부상자들은 서울 상계백병원과 경기 의정부시 성모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벼락이 떨어진 뒤 바위틈 빗물을 타고 전기가 흐르면서 쇠로 된 등산 장비를 갖고 있거나 계단에 설치된 철제 난간을 잡고 있던 등산객들이 주로 감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비슷한 시간에 의정부시 용현동 수락산 8분 능선 부근 등산로에도 벼락이 떨어져 등산객 임모(48·여) 씨가 숨지고 오모(64) 씨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기상청 이종호 관측기술운영과장은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라며 “벼락이 흙이 아닌 바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고 다른 바위를 타고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차례로 전기가 흐르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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