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꽉 막혔던 ‘짜증 길’ 이젠 씽씽 달려요

  • 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토요일인 14일 오후 팔당댐 공도교. 경기 하남시 배알미동과 남양주시 조안면을 잇는 왕복 2차로 좁은 도로로 승용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남양주에서 넘어오는 승용차들이 다리 끝에서 신호를 받느라 잠시 기다리긴 했지만 2∼3분이면 쉽게 서울 방면으로 진입했다. 불과 7개월 전 공도교 주변 도로는 극심한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에서 양평을 다녀오려면 차안에 갇혀 길게는 2∼4시간을 있어야 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2004년 공도교가 폐쇄됐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 다리가 재개통된 이후 이 주변의 주말 교통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

경기도 교통혼잡지역 개선사업 곳곳 효과

극심한 곳 500여 곳도 내년 10월까지 정비

김문수 경기지사가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교통 혼잡지역 소통 개선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500여 곳이었던 교통혼잡지역 소통 개선 대상 지역도 전체 도로망 20개 축 1400∼1900여 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인천 강원 충남북으로 이어지는 20개 축의 혼잡지역이 모두 개선된다면 수도권의 교통상황은 상당 부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얼마나 나아졌나

도는 지난해부터 교통 혼잡이 극심한 63곳에 대한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이 가운데 40여 곳은 이미 사업을 마쳤다.

대표적인 곳이 팔당대교. 주말마다 가깝게는 양평, 남양주, 멀게는 강원, 홍천 등지로 나들이 가는 차량들 때문에 심한 정체를 빚던 곳이다.

도는 팔당대교 북단의 양평에서 서울 방향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 개통했다. 같은 시기에 2년간 폐쇄됐던 팔당댐 공도교가 다시 문을 열었고, 팔당대교를 건너던 차량들이 공도교로 분산됐다.

여기에 팔당대교 북단 연결구간이 확장되면서 교통체증은 크게 줄었다. 개선사업이 끝난 뒤 서울∼양평 간 통행시간을 비교한 결과 개통 전보다 최대 20분이나 단축됐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장수 나들목∼계양 나들목 구간은 때를 가리지 않고 막혔던 곳.

도는 계양 나들목 진출입로를 인천으로 직접 빠지도록 고치는 한편 중동 나들목으로 나오는 지점의 2중 교차로를 단일 교차로로 바꿨다. 이후 외곽순환도로 중동 나들목 구간의 경우 퇴근 혼잡시간이 1시간가량 줄었다. 오후 2∼10시 평균 통행속도도 시속 15km 정도 빨라졌다. 이 밖에 지난해 9월 영동고속도로 서안산 나들목이 개통돼 반월·시화공단 방면의 교통 흐름도 크게 좋아졌다.

○ 앞으로 어디가 바뀌나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버스터미널 주변은 진출입 버스와 환승차량, 불법 주정차 차량까지 뒤섞여 극심한 혼잡을 빚는 곳이다. 터미널 앞 사거리의 경우 통행량에 비해 좌회전 차로가 부족해 정체를 겪고 있다.

도는 이런 수원버스터미널을 비롯해 주요 도로망 20개축을 선정해 대대적인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개 축의 총연장만 1500km가 넘는다.

20개 축 곳곳에 퍼져 있는 혼잡지역은 1400여 곳. 도는 본격적인 조사용역이 시작되면 1900여 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가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505곳의 4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들 지역에는 1조9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교차로 입체화 사업 등이 추진된다.

도는 5개 축(총연장 309km), 508개 혼잡지역에 대해 이미 설계를 외부에 맡겼으며 10월 완료 예정이다. 5개 축에 대한 공사가 내년 10월 마무리되면 나머지 15개 축에 대한 사업도 단계적으로 착수해 2009년까지 모든 개선사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 도는 1조 원이 넘는 사업비 중 절반 정도를 중앙정부에서 지원받을 계획이지만 실제로 예산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도 김대호 교통개선과장은 “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경기도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교통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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