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뮤지컬 전용극장 설립 ‘순풍’

  • 입력 2007년 6월 20일 0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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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가 운영하는 충무아트홀은 도심의 뮤지컬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1∼4월 공연돼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 ‘올슉업’의 공연장 바깥 풍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중구가 운영하는 충무아트홀은 도심의 뮤지컬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1∼4월 공연돼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 ‘올슉업’의 공연장 바깥 풍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남동 극장 공모에 CJ-한화 등 58개 기업 관심 표명

자치구도 극장 설립 붐… 전문가들 “수익성 잘 따져야”

서울시가 지난달 말 용산구 한남 동 옛 운전면허시험장 터에 민자를 유치해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겠다는 공모를 낸 뒤 대기업을 포함해 여러 기업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사업자 설명회에는 CJ, 한화, GS건설, KTF, 월드건설 등 58개 기업이 참석했다. 서울시 측은 “시공을 담당할 대기업과 콘텐츠를 공급할 공연기획사가 손을 잡기 위 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세 번째 제안 된 이번 공모에서 서울시는 예치자 금을 5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낮 추고 지원 자격에 공연기획사를 포 함시키는 등 조건을 대폭 바꾸었다.

▽‘뮤지컬 도시’ 서울시 구상=시 의 한남동 극장 설립은 “오랜 제작 기간을 필요로 하는 뮤지컬의 특성 상 장기공연을 할 수 있는 전용극장 이 생겨야 뮤지컬의 대중화가 가능 하다”는 공연계의 오랜 요청에 따라 추진됐다.

서울의 유일한 뮤지컬 전용 극장 인 잠실 샤롯데 극장은 일본 극단 ‘시키(四季)’와 장기계약을 했기 때 문에 국내 뮤지컬 극단이 이용할 수 없어 한남동 극장이 설립되면 사실 상 ‘서울 뮤지컬 전용 극장 1호’가 된다.

서울시는 한남동 극장과 기존 극 장을 주변 관광 자원과 연계해 활용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관광객 1200만 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뮤지컬’ ‘공연장’ 등 문화 콘텐츠를 확충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남동 극장은 인근에 이태원관광 특구, 외국인학교, 삼성미술관 ‘리 움’ 등 볼거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하 다는 장점이 있다. 동대문 공원화사 업이 완성되면 동대문 쇼핑센터∼충 무아트홀은 쇼핑가 공원 공연장이 모여 있는 관광 벨트가 될 수 있다. 노들섬 문화콤플렉스는 ‘한강 한가 운데 있는 극장’이라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으며 혜화동사무소를 리모 델링한 서울종합연극센터와 한옥마 을의 국악전용극장도 올 10월에 개 장한다.

▽자치구들도 극장 사업 나서=자 치구들도 극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구로구는 고척동 구로 스포츠 콤플렉 스(가칭)에 들어서는 1000석, 300석 규모의 극장 2개 가운데 소극장은 코미디 전용극장으로 활용할 방침이 다. 송파구는 잠실운동장 맞은편에 코미디 공연 위주의 송파문화센터를 짓기 위해 시에 용도변경 신청을 했 다.

이 밖에 2010년경 구로구 신도림 동에 민간 뮤지컬 전용극장이 들어 서고 세종대의 대양홀이 뮤지컬홀로 바뀌는 등 민간의 움직임도 활발하 다. 중구에 소속된 충무아트홀도 라 이브뮤지컬 공연이 가능할 수 있도 록 오케스트라 피트를 갖추기 위해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자치구들 의 공연장 건설 움직임에 대해 “공 연장을 지어 놓으면 손님이 들 것이 라는 막연한 장밋빛 전망은 경계해 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공연계 인 사는 “이미 특정 장르의 공연물을 취급하는 민간 소극장들이 많기 때 문에 새로 생기는 전용극장의 수익 성이 보장되기가 쉽지 않다”며 “극 장 설립 전에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준비가 선행돼야 예산 낭비 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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