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장항산단 무산 누가 책임지나

  • 입력 2007년 6월 15일 06시 55분


코멘트
정부와 충남 서천군이 8일 장항국가산업단지(장항산단) 대안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안사업은 1조4000억여 원을 들여 서천군에 국립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 내륙산업단지를 건립하는 것. 장항산단 사업 대신 서천군을 모범적 생태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18년간 끌어온 문제가 해결돼 중앙과 지역 간 갈등조정의 모범사례가 되는 상생의 협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충남도와 서천군민으로 구성된 장항산단비상대책위원회는 “장항산단 지구의 갯벌은 이미 죽었고 대안사업이 더 낫다는 보장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대안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했다. “6개월도 남지 않은 정권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시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 이는 올해 하반기 정기국회 예산확보 과정에서 첫 판가름이 날 것이니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은 그동안 장항산단을 추진하면서 사용한 어업보상비와 장항산단 진입로 개설비 3200억 여 원의 책임 문제다. 13년 전 지급한 어업보상비를 회수할 수도, 진입로를 뜯어 원자재로 되 팔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집행한 예산을 ‘매몰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전혀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돈으로 추산하기 어려운 정부 정책의 신뢰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과 전임 3명의 대통령은 한결같이 장항산단 추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도 설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다.

그동안 서천군민들은 경제적 악순환과 상대적 소외감 속에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쌓아왔다. 각종 신규 사업이 장항산단 때문에 배제됐지만 군산산단은 지난해 말 이미 완공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갈등조정의 모범사례라고 자랑하기 앞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명부터 해야 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