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원 금감원 사칭 `전화금융사기' 또 적발

  • 입력 2007년 5월 21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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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1일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는 전화를 건 뒤 상대방을 위협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양모(25)씨 등 대만인 3명을 구속하고 중국인 위모(3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계좌 1개에 5만 원씩 받고 인터넷을 통해 이들에게 대포통장 28개를 판매한 혐의로 홍모(27.여)씨 등 한국인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일 서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윤모(68)씨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인데 당신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있다. 금감원에서 바로 전화가 갈 테니 지시를 따르라"라고 말한 뒤 다시 전화해 "은행에 가서 안전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속여 3000만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비슷한 수법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윤씨를 포함한 50명에게서 5억여 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법원 직원도 사칭해 "법정에 왜 출석하지 않느냐"며 겁을 주거나, 보험금이나 세금을 환급해주겠다고 속여 송금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수법의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는 금융 지식이 부족한 노인이나 주부뿐 아니라 모 방송 시사프로그램 작가 등 지식인 계층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위씨 등은 중국 푸젠성 샤먼에 콜센터를 차리고 인터넷 전화의 자동발신시스템(ACS)을 이용해 무작위로 한국에 전화를 걸었으며, 조직원들을 한국으로 보내 돈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의 유명 범죄조직 `죽련방'의 하부 조직으로 추정되는 이들 일당은 대만에 가족이 있는 말단 조직원을 한국에 보내 현금 인출을 맡기면서 "조직을 배신하면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의 현금인출기(ATM)는 대만 기계와 조작 방법이 같고 계좌이체와 현금인출 한도가 고액이어서 범행대상이 돼 왔다. 피해를 줄이려면 ATM 계좌이체 및 인출 한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기간에 입국한 외국인의 출입국 조회를 통해 공범을 추적하고 중국및 대만 경찰과 공조해 현지 조직의 배후를 수사 중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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