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파업도시’ 잊어주세요…노사 ‘상생도시’ 손잡았어요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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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가 23일 대대적인 노사 화합 선포 행사를 열기로 하는 등 지난해 포항건설노조의 83일에 걸친 극한 파업과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로 ‘파업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경북 포항시에 ‘상생’의 새로운 노사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따르면 정준양 포스코 사장을 비롯해 포항제철소 임직원과 56개 외주 파트너사(협력업체) 노사 대표, 8개 포스코 출자회사, 포항전문건설업체 등 150개 업체 관계자 2000여 명은 23일 오후 3시 반부터 ‘내 일터 내 고장 산업평화를 위한 포항지역 범포스코 가족 노사 한마음 선포식’을 포항축구전용구장에서 연다. 포스코는 선포식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포항지역에서는 올해 1월부터 노사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사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난해 건설노조 파업에 따른 노사 간 반목의 분위기를 극복하고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모인 결과다.

1월 29일 포항지역 기업 노사 대표 40여 명은 신년 노사정 간담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노사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한 이후 상생을 결의하는 산업평화 선언이 잇따랐다. 지금까지 무파업 영구 노사평화를 선언한 업체가 12곳에 이른다.

포항철강공단 내의 포스코 외주 파트너사인 ㈜케이알티는 이달 15일 영구 노사평화 및 영구 임금 무교섭 선포식을 열었으며, 16일에는 철강공단의 ㈜코스틸 노사가 같은 선포식을 열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54개 외주 파트너사도 21일 오후 전남 광양시청 앞에서 ‘광양지역 산업평화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노사 관계자는 물론 광양지역 사회단체 회원 등 1만80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창관 포항제철소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시대적인 노사 대립과 반목을 걷어내고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새 노사문화를 위해 선포식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노사의 새로운 모습을 전국에 선언하는 만큼 포항이 노사 상생의 모범지역으로 발전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도 노사 상생을 통한 시민 화합 차원에서 다양한 시책을 준비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지금 포항은 건설노조 파업을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포항이 기업 하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과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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