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1개씩? 서울시 소방공무원 3%퇴출 논란

  • 입력 2007년 3월 20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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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의 ‘3% 공무원 퇴출시스템’ 적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소방공무원의 특성상 공무원 퇴출시스템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형편성과 공직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게 3% 퇴출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소방방재본부는 지난 16일부터 전체 5276명의 소방공무원 중 소방령 3명, 소방위 19명, 소방장 61명, 소방교 52명, 소방사 22명 등 의무적으로 계급별 3%인 150명을 퇴출명단 선별 작업 준비에 착수했다.

소방방재본부 인사과는 20일 “시의 방침에 따라 3% 퇴출 후보자를 선정하겠지만 일반 공무원과 같이 별도의 업무로 관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준비된 것은 없지만 세부적인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고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신중하게 처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관도 3% 퇴출 시스템 대상” vs “생명 걸고 일하는데 불은 누가 끄나”

하지만 일선 소방공무원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한 소방공무원은 “현재 시의 소방공무원 인력이 충분한 상황이 아니다. 평상시에도 휴가·교육 등으로 약 10%의 사고 인원이 발생하고 업무 자체가 화재진압·응급구조 등 현장근무 위주”라며 “2교대 근무환경도 좋지 못한데 퇴출 대상자 3%를 소방 업무에서 제외하면 근무여건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 역시 소방공무원 퇴출 문제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소방공무원에게 일반직 공무원과 같은 3% 퇴출 인사시스템을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지난 16일부터 다음 아고라에서 시작된 ‘소방직은 왜 퇴출되어야 합니까’라는 인터넷 서명운동에는 20일 현재 8000여명 참여해 ‘소방공무원 퇴출 적용 반대’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ID ‘김태준’은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논란은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데 몇 명의 소방관들이 목숨을 잃어야 이들의 생활을 이해하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아버지가 소방공무원으로 화제를 진압하다 순직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ROKAF595’는 “아버지도 추석 명절기간 후배를 대신해서 근무를 자청했다가 사고를 당하셨다. 평일, 휴일, 명절 가리지 않고 소방서에서 격일로 근무하시며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출동하시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소방관 처우가 아주 조금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무조건 적인 소방관 3% 퇴출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수생각은 “119상황실 같은 곳은 얼마나 태만하게 근무하나요? 아직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응급조치 요령 하나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 단지 ’예예‘라고 말했던 요원들이 기억난다”고 했고, ‘제인’은 “소방차 수량에 적절한 인력을 가지고 있는 가는 따져봐야 되지만 소방서 가보면 사무실에 맨 노는 사람 천지”라며 “사무실에서 놀기보다, 화제 예방을 위한 노력을 좀 더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인사과는 “시에서는 3% 퇴출자 선정에 소방공무원도 포함시켜야 된다는 원론적인 지침이 있었다”며 “소방공무원이 특수직임을 고려해 세부적인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다. 퇴출 대상자 선정을 비롯해 인사에 대한 부분을 모두 소방방재본부장에게 일임했다”고 밝혔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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