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반구대 암각화 전시관 건립 파열음

  • 입력 2007년 3월 13일 06시 51분


코멘트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전시관 건립을 놓고 문화단체와 울산시가 마찰을 빚고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에서 직선거리로 650m(곡선거리 1.2km) 떨어진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일원 8960m²에 지하 1층, 지상 1층(연면적 1367m²) 규모의 선사문화전시관 공사를 1월 25일 시작했다.

75억 원을 들여 올 12월 완공될 예정인 전시관에는 전시실, 암각화 체험공간과 함께 반구대 암각화의 실물모형, 국내외 암각화 분포도, 세계 암각화 사진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미술사학회와 한국암각화학회 등 문화·사학계는 전시관의 위치가 반구대 암각화와 너무 가깝고 전시관을 짓는 과정에서 자연경관을 훼손해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전시관 건립 위치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전시관과 주변에서 발생하는 오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 암각화에 나쁜 영향을 줄 것도 우려하고 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울산시가 음식점을 철거한 빈 터에 전시관을 짓는다고 하지만 그 자리 역시 문화유적지”라며 “반구대 암각화의 영구 보존대책부터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빈 터로 방치된 곳에 주변 경관과 어울리도록 전시관을 건립하기 때문에 환경훼손 우려는 없다는 쪽이다. 또 전시관의 오수는 하천으로 흘러들지 않고 언양 수질개선사업소로 배출되도록 오수관로를 매설했기 때문에 수질오염 우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반구대 암각화가 1년에 8개월 이상 물에 잠겨 있고 암각화 바로 앞으로 하천이 흘러 관광객들이 암각화 실물 모형이라도 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건립하는 것”이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이탈리아 발카모니카 암각화 등에도 유적 인근에 관광객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