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100년 후 남해안에 아열대 성 나무 가득찰 것

  • 입력 2007년 2월 14일 16시 42분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100년 후에는 남해안과 제주도의 숲은 '벵골 보리수'같은 아열대 성 나무들로 가득찰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는 14일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대 이동과 생물 계절 변화'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우려대로 100년 뒤 한반도 기온이 지금보다 최고 6℃ 오르면 남해안 및 제주도는 아열대림 기후대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간 강원 계방산, 경기 광릉 등에 서식하는 나무의 개엽(開葉·잎이 피는) 시기는 연평균 기온이 1℃ 오르면 평균 7일 가량 앞당겨진 다.

또 산괴불 나무, 모란, 정향나무 등 32종의 개화(開花) 시기도 온난화로 인해 지난 40년 간 최대 36일까지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온대 중부 지역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금까지 온대 북부 지역에서 잘 자랐던 잣나무 신갈나무 소나무 등은 감소하고 온대 남부 지역의 주요 수종(樹種)인 서어나무 졸참나무 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박사는 "이런 식으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한반도의 다양한 산림 생물들이 고사하는 등 멸종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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