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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8일 2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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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않고 판사에게 술과 골프를 접대했을 리 만무하다. ‘부적절한 교제’ ‘품위 손상’의 차원을 넘는 유착관계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판사는 조폭에게 유리한 판결 또는 비호(庇護)로 보답할 것이 뻔하지 않겠는가. 비리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검사 등 ‘법조 식구들’에게 집행유예 같은 솜방망이 판결을 하면서 ‘엄중 처벌’ 운운하는 눈가림 행태도 국민에게 역겨움을 안긴다.
거짓 진술을 강요한 백모 검사는 검사의 자격과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 수사 과정을 녹취한 피의자 김모 씨는 “백 검사는 수사 중 나를 앞에 놓고 이야기하면서 손톱을 깎았다. 내 얼굴에 손톱이 튀기도 했다”고 언론에 추가로 밝혔다. 조사 도중 백 검사는 외부로부터 전화를 받고 변호사 선임에 대해 ‘반드시 동창생을 선임해야 한다. (돈을) 갖다 바르고 탬버린을 흔들라(룸살롱에서 술을 사라는 뜻인 듯)’고 말하기도 했다고 김 씨는 폭로했다. 이 밖에도 검사가 어떤 해괴한 말들을 쏟아 냈으면 피의자 측이 “녹음 내용을 공개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이라고 주장할까. 차제에 문제의 녹음테이프를 전면 공개해 검사 독직(瀆職)의 진상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이런 판검사들에게 정의로운 수사와 판결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 아닐까 싶다. 법치(法治)의 최후 보루여야 할 양대 사법기관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어이없고 기가 찬다. 물론 대부분의 판검사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 하지만 일부 탈선 판검사의 행태를 통해 법원과 검찰의 조직문화를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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