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로비 수사 '거짓 진술 강요' 폭로

  • 입력 2007년 2월 6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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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유그룹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이 사건관련 피의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주수도 회장의 1심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폭로성 주장이 나온 것을 두고 검찰을 압박하고 수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제이유그룹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여론을 바꾸고 향후 남은 로비 의혹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 제이유그룹 이사 김모 씨는 지난해 9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밀리에 녹음한 내용을 녹취록으로 만들어 최근 한 방송사에 제보했다.

당시 담당인 B검사는 김씨를 불러 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전 제이유 납품업자 강모(여)씨와 이재순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불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김씨에게 거짓 자백을 요구한 내용이 담겨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B검사는 "김씨 진술이 아주 절대적이기 때문에 해결해 줘야 한다. 거짓말을 하고 법원에 가서도 거짓말을 하라"고 거짓 진술을 요구했으며 거부당하자 "기소할 틀을 다 짰는데 김씨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끝내 거부하자 마지막에는 "검사가 진술을 강요했네. 그런 소리하면 안 된다"고 비밀을 지켜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이 전 비서관과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거짓진술을 통해서라도 이들의 공모 혐의를 입증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이 녹취록을 자신이 추가 기소될 경우 폭로하겠다고 수차례 검찰을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씨와 공모해 회사에 2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기소된 김씨는 최근 배임수재 혐의로 추가기소됐고 주수도 회장 등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방송사에 제보해 내용이 공개됐다.

또 김씨와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강모씨는 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검찰의 부당한 짜맞추기식 수사로 피해를 봤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추가기소되는 등 자신과 제이유에 분위기가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이런 폭로를 한 것으로 보이며 진행 중인 로비 의혹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보여 우려된다"면서도 "무리하게 진술을 유도한 것인지에 대해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 관계자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 감찰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며 "6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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