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가톨릭대 동아리 ‘파라셀수스’가 뜨는 이유…

  • 입력 2006년 12월 1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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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경북 경산시의 대구가톨릭대 자연대 417호 강의실.

수업이 없는데도 학생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산업보건학과 취업 동아리인 ‘파라셀수스 소사이어티’ 회원들.

‘독성학(毒性學)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위스 출신의 아우레올루스 필리푸스 파라셀수스(1493∼1541)의 이름을 땄다.

1999년 개설된 후발 학과로서 성과를 내려면 학생들이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든 동아리다. 2002년 3, 4학년생이 중심이 돼 만든 이 동아리의 회원은 졸업생을 포함해 30여 명. 선후배들의 끈끈한 정을 바탕으로 적잖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 동아리 출신인 대학원생 임연미(23·여) 씨는 최근 열린 한국독성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우수연구상을 받았다.

또 올해 6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독성학회에서는 대학원생 이승혜(23·여) 씨가 ‘아시아 젊은 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이 씨는 “학부생 때부터 교수님들이 마련하는 학회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연구동향에 관심을 갖고 후배들과 정보를 나눴다”며 “취업한 동아리 선배들과 수시로 취업에 관한 자료를 교환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아리 회원이 되는 과정도 까다로운 편. 학부 2학년 때 준회원으로 가입하면 일정 기간 평가를 거쳐 정회원이 될 수 있다.

그 덕분에 이 동아리 출신 졸업생 36명 가운데 9명은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했으며, 27명은 생명과학 관련 연구기관이나 병원 등에 100% 취업했다.

파라셀수스 소사이어티가 취업 동아리로서 모범을 보이자 이 학과 재학생 130여 명은 ‘유해물질 평가 분석 동아리’와 ‘자격증 부자클럽’ 등 동아리 5개를 결성했다.

학과 개설 이후 졸업한 92명 가운데 서울대 석·박사 과정 진학자가 총 21명이며, 나머지 졸업생의 취업률도 92%에 이른다. 산업위생기사 자격증 시험의 경우 전국 평균 합격률이 12%인 데 비해 이 학과 학생들은 60% 정도.

10월부터 이 모임 회장을 맡은 4학년 임황태(24) 씨는 “동아리를 통해 실력을 더 쌓아 취업한 후 후배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는 전통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산업보건과 허용 교수는 “위생학, 독성학, 실내공기학 등은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여서 취업에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학회에까지 참석하는 열성이 전공 실력을 다지고 취업도 잘하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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