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 바이러스…"사람에 전염 가능성"

  • 입력 2006년 11월 23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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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의 한 씨암탉 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닭 60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농림부는 집단 폐사의 원인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고(高)병원성 AI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농림부는 전북 익산시 함열읍의 한 농장에서 사육 중인 닭 1만3000여 마리 가운데 6000여 마리가 19일부터 나흘간 떼죽음을 당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 농장의 닭 5마리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집단 폐사 원인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정했다.

국내에선 2003년 12월에도 AI가 발생해 닭과 오리 농가가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고병원성 AI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은 25일 밤늦게 나올 것"이라며 "해당 농장의 닭 6000여 마리를 도살 처분해 묻었고 반경 10㎞내 농장에 대해서도 역학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집단 폐사 농장의 반경 10㎞ 안에는 204개 농가가 506만3000마리의 닭과 오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당 농장에서 약 8㎞ 떨어진 곳에는 국내 닭고기의 30~40%를 공급하는 닭 가공업체 하림 등의 부화장과 도계장, 농장이 있다.

농림부는 이들 업체 부화장의 달걀을 모두 폐기하고 인근 지역의 닭이 도계장으로 공급되는 것도 막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이 지역에 항(抗)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긴급 지원했다. 또 도살 작업에 참여하는 인력에게 특수 안경과 마스크 등 보호 장구 등도 지급키로 했다.

이번 사태로 가금류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입국인 일본이 한국산 닭과 오리고기에 대해 잠정 수입중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AI: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의 약자. 닭이나 오리에서 생기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주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새들은 AI에 저항력이 있어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는 큰 피해를 입는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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