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영어강사 밤에는 절도범

  • 입력 2006년 11월 6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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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경찰서는 6일 소형 오토바이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영어강사 백모(4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 씨는 3월20일 오전 1시경 서울 중구 신당동 골목길에 세워진 곽모(27) 씨의 오토바이(시가 120만 원)를 자신의 승합차에 실어 훔치는 등 7개월 동안 배기량 50㏄ 미만 오토바이 21대(시가 2000만 원)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는 훔친 오토바이를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다 분실 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백 씨는 낮에는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화로 20여 분간 영어회화를 하는 영어강사였다.

백 씨는 13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오토바이 회사 엔지니어로 일하다 미국인 아내와 이혼 뒤 1999년 귀국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학졸업장이 없는 백 씨는 처음에는 유창한 영어로 외국어 학원서 영어강사로 일했지만 최근 유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한 교포들이 학원 강사로 오면서 그만뒀다.

백 씨는 경찰조사에서 "초기에는 영어강사로 돈 벌이가 좋았는데 요즘은 학벌 좋은 교포나 유학생들이 대거 영어학원 강사로 취업하면서 한달에 100여만 원에 벌지 못해 생활이 어려워져 오토바이를 훔쳤다"고 밝혔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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