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협 경기도회장 정계 로비의혹

  • 입력 2006년 9월 5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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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은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박청방 회장이 지난 5.31선거 당시 후보들에게 협회자금 6000만 원을 주고, 지난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관련해 자비 1억3000여만 원을 사용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입수, 로비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5일 "최근 한 제보자가 박 회장의 로비의혹이 담긴 A4 용지 7장 분량의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며 "이 녹취록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수원 모 식당에서 박 회장과 전문건설협회 도회 부회장, 2명의 운영위원들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한 참석자가 녹음, 이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녹취록에는 박 회장의 대화 내용으로 표기된 '5.31(지방선거) 때 (서울 본회로부터) 돈 들어온 건 6000만원. 그것 누구 갖다 주고. 지금 시장들 다 되고 그랬는데 그걸 어떻게 내가 얘기하냐'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역시 박 회장이 말한 것으로 표시된 '시장 나오는데 돈 100~200만원 가져가. 못 가져도 500만 원은 가져가야지.', '나도 회사 돈 1억3000 갖다 썼어. 000, 000, 000(국회의원 이름) 쫓아다니느라고. 갖다 줄 만큼은 갖다 줘야지.' 등의 대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녹취록이 접수된 만큼 로비의혹 등 확인을 위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며 "일단 녹음 당시 식당에서 만난 4명중 1명을 어제(4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만 들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가능하면 이번주 중 박 회장을 포함해 당시 식당에서 만났던 4명을 모두 불러 전문건설협회 중앙회에서 내려온 6000만 원의 성격과 사용처, 횡령여부, 정치자금 전달 여부 등 녹취록 내용과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이고 녹음테이프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수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녹취록만을 놓고 볼 때 실제 지방선거 후보 등에게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박 회장이 협회자금을 횡령한 뒤 이에 대해 변명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을 거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녹취록에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다거나,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주었다는 내용 등이 확실히 나와 있지 않아 신빙성에 큰 무게를 둘 수는 없는 상황이고 박 회장 본인이 로비의혹 부분에 대해 부인할 경우 수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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