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냉동 유기' 프랑스인 집주인 조기 귀국 요청

  • 입력 2006년 7월 31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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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외국인 빌라 냉동고의 두 갓난아이 유기 사건을 조사 중인 방배경찰서는 31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두 갓난아이의 아버지로 밝혀진 집주인 프랑스인 C 씨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필리핀인 가정부 L(49) 씨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나이 등 여러가지 조건에 비춰볼 때에 두 갓난아이가 L 씨와 C 씨 사이에서 탄생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어머니는 누구? 여전히 미궁 =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L 씨가 자진 귀국한 점, 쌍둥이를 임신하기에는 다소 나이가 많다는 점에 비춰볼 때에 L 씨가 어머니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L 씨의 구강점막 세포, 탯줄 끝부분, 집 안의 칫솔과 수건 등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분석 중이며, 하루 이틀 사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 갓난아이의 어머니가 누구인지가 가려지지 않으면서 수사는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경찰은 집 앞에서 목격된 14세가량 된 백인 소녀의 소재를 찾는 한편 C 씨의 부인, 제3의 여성 등 여러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쌍둥이 맞나?=경찰은 쌍둥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이란성 쌍둥이일 때에는 유전자가 서로 달라 모계 유전자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혼혈 여부에 대해서도"인종별 유전자 특징이 명확하지 않아 규명하기가 힘들다"며 "유전자 전체를 감식하는 대신 부분적인 일치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눈동자 색을 알면 인종을 추정할 수 있겠지만 갓난아이의 눈과 얼굴이 심하게 부패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C 씨 귀국할까=경찰은 집주인 C 씨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회사 관계자를 통해 조기귀국을 요청했으며 공식적으로는 주한대사관, 주불대사관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다. 갓난아이의 아버지로 밝혀진 중요 참고인인 C 씨의 출국을 경찰이 너무 쉽게 허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찰은 "당시에는 출국 정지를 시킬만한 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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