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포항 건설노조원, 포스코본사 점거 속 협상 줄다리

  • 입력 2006년 7월 16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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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1500여 명이 13일 오후부터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스코 본사 건물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노사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5일 새벽 경찰력을 건물 안 3층까지 진입시켰으나 4~12층을 점거한 노조원들이 출입문과 계단을 막아 서로 대치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16일 노조의 자진해산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노조 지도부에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무리한 진압은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불법 점거농성을 방관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중심으로 강제해산작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건물 안의 좁은 통로가 의자 등 집기로 막혀 있어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치상황이 이어지면서 노조원 중에는 탈진 등 부상자가 발생해 이날 오전까지 60여 명이 농성을 풀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환자가 발생하면 경찰과 노조는 연락을 취하면서 승강기를 통해 옮기고 있다.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한 뒤 음식물 반입을 막았으나 이날부터 도시락 반입을 허용했다.

노조 지도부는 사측인 전문건설협회와 제3의 장소에서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토요유급휴일제를 둘러싸고 가장 큰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주5일제에 따라 당연히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토요유급휴일을 도입하면 회사가 망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포스코 본사 밖에는 점거농성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집회도 벌어졌다.

울산 등지에서 온 건설산업연맹 소속 노조원 1500여 명은 이날 오후 포스코 부근 형산로터리에서 공권력이 포항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거리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해 수십 명이 다쳤다.

반면 포스코 본사 주변에서는 포항상공회의소 등 포항지역 20여 개 단체 1500여 명이 모여 포항경제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로 포항 경제가 위축되고 지역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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