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전 청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공천 신청을 한 뒤 기자와 만나 "경찰청장 임기제는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임기제 청장을 중도에 물러나게 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 도중 농민이 사망한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이 사안과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집행은 별개로 공권력의 권위가 떨어지면 결국 대통령의 국가경영에 비용과 힘이 더 든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로서 야당에 공천 신청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직업공무원은 어떤 정권이 오든지 상명하복해야 한다. 개인의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직언을 하는 등 할 일을 해왔기 때문에 꺼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5·31 지방선거 때부터 열린우리당에서 출마 제의를 받아왔지만 열린우리당은 내 소신과 철학에 맞지 않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아일보 자매지인 월간 신동아(4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엔 운동권이 야당과 연결돼 있었는데 요즘엔 청와대와 통하기 때문에 경찰이 난감하다"며 정부를 비판하면서 정치 진출 의지를 밝혔었다.
허 전 청장은 한나라당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방선거 때부터 (당 지도부와) 계속해서 의견을 교환해왔다"며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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