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도… 정성 담은 제사…두손 모으는 대표팀 가족

  • 입력 2006년 6월 12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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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도, 정성 담은 제사, 모교 체육관 응원….

한국 축구대표팀의 토고전을 앞둔 12일, 태극 전사의 가족은 차분한 표정으로 승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영표 선수의 어머니 박정순(69·경기 군포시) 씨는 매일 기도하는 중이다. 그는 "영표 뿐 아니라 천수, 지성이, 재진이도 사이좋게 한 골 씩 넣을 것"이라며 "멋진 경기를 펼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선수의 부인은 14개월 딸과 함께 서울 친정에서 응원할 계획이다.

박주영 선수의 어머니 김옥란(53) 씨는 현지에서 아들을 보려고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버지 박필용(53) 씨는 12일 경북 동해안의 기도원에 들어갔다.

박 선수 가족이 다니는 대구 동광교회 신도들은 지난달 28일부터 하루 2시간 씩 박 선수와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릴레이 기도를 했다. 지금까지 500여 명이 참여했다.

모교인 대구 청구고는 13일 교직원 100명과 전교생 1300명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교한 뒤 밤늦게까지 응원하기로 했다.

백장흠 교장은 "박 선수가 선전하면 학교 주변 도로를 '박주영 거리'로 만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호 선수의 어머니 김영자(50) 씨는 13일에는 강원 삼척 원덕읍 호산시장에서 주민과 함께 응원할 계획.

이을용 선수의 집이 있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아파트 주민 1700세대는 응원전을 주민 화합 잔치로 만든다.

아파트 중앙분수대에 대형 TV를 설치하고 부녀회가 준비한 음식을 함께 하며 힘차게 응원하기로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입주해 주민끼리 서먹서먹했는데 이 선수가 첫 골을 장식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13일은 김진규 선수의 할아버지 제삿날. 경북 영덕에 있는 집에 김 선수를 가장 아끼는 할머니(78)와 어머니 정금자(53) 씨 등 가족 10여 명이 모여 차분하게 지켜볼 계획이다.

김용대 선수의 아버지 김호두(64) 씨와 어머니 손영순(57) 씨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불공을 올린 뒤 경남 밀양 집에서 지낼 계획이다.

김두현 선수의 아버지 김일동(48·경기 동두천시) 씨는 "그저 부담 없이 뛰라고 당부했다"며 "국민이 한 마음으로 응원하니 선수들이 어찌 힘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철 김남일 선수의 모교인 인천 부평고와 백지훈 김진규 선수가 졸업한 경북 안동고는 야간 자율학습시간을 줄이고 교내 체육관에서 응원한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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