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예정지 가짜 개발도면-불법전매 판친다

  • 입력 2006년 1월 31일 0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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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전후해 혁신도시 입지 예정지에 신종 불법 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가짜 혁신도시 안내도를 만들어 투기를 부추기는가 하면 불법 전매를 통해 땅값을 부풀리고 있다.

▽매물 한건으로 재탕 삼탕=충북도는 최근 혁신도시 입지 예정지인 진천 음성과 청주권 부동산 업소들을 중심으로 ‘진천 음성 혁신도시 안내도’라고 이름 붙여진 가짜 도면이 나돌고 있어 단속에 나섰다고 30일 밝혔다.

이 안내도에는 충북으로 이전할 12개 공공기관의 배치는 물론 학교와 주거시설까지 그려져 있어 진짜처럼 보인다.

충북도 오학영(吳學泳) 공공기관이전단장은 “가짜 안내도를 유통시키는 업소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전남 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설 전남 나주시도 일부 부동산업자의 전매 농간으로 땅값이 폭등했다.

혁신도시가 들어설 나주시 금천, 봉황, 산포면 일대와 거리가 떨어진 세지면, 부덕동, 대기동 땅값이 지난해 10월 평당 4만 원 선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10만 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50) 씨는 “광주에서 온 60∼70개의 부동산 업체가 이 일대에서 성업 중”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매물 한건이 나오면 재탕, 삼탕 불법전매를 통해 실거래 없이 땅값만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도시 입지에 농지나 주택이 들어가는 주민들은 내년 보상금을 받는 대로 당장 다른 토지를 구해야 하지만 주변 일대 땅값이 폭등하면서 보상금만으로는 농지나 주택 마련이 어려워 갈 곳 없는 처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진주지역 지난해 10월이후 땅값 3배 폭등=경남의 혁신도시로 지정된 진주시 역시 지난해 12월 23일 토지투기지역, 올 1월 20일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됐으나 ‘개발 열풍’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2010년 진주에서 열릴 예정인 전국체전이 투기열풍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토지투기지역 지정 이후 한 달간의 진주 지역 하루 토지 거래량이 47필지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량 42필지를 12% 가량 상회했다.

특히 이 기간 혁신도시 건설 예정지인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일대와 대체농지 후보지인 금곡면 일대, 2010년 전국체전 주 경기장이 들어설 판문동 일대에서 집중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혁신도시 예정지 주변의 땅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3배 이상 올랐다”며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80% 이상은 외지인이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음성=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진주=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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