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흰동가리돔, 서귀포 앞바다 정착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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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2003년 작)’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제주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영화 주인공 ‘니모’와 아빠물고기 ‘말린’은 호주 동북부 산호초지대에 서식하는 열대어종 ‘흰동가리돔(Crown Anemonefish)'.

제주 서귀포시 앞바다 연산호 군락에서 한두 마리 나타난 흰동가리돔이 최근 정착성 어종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한국해양연구원 명정구(明正求) 책임연구원과 태평양다이빙스쿨 김병일(金丙壹) 대표은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흰동가리돔이 서귀포 주변 해역에 정착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서귀포 문섬 주변에 서식하는 흰동가리돔 2마리는 부부관계를 지속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월부터 10월까지 6회에 걸쳐 산란했다.

서귀포 앞바다에는 종전에 3∼5마리가 관측됐으나 올해는 8마리로 늘었다.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바위틈새에 박혀 생활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흰동가리돔은 수컷으로 살다가 번식시기가 되면 암컷으로 성전환 한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관찰에서 평상시에도 암수가 구별된다는 사실이 새로 규명됐다.

암컷은 꼬리지느러미가 흰색인데 비해 수컷은 노란색을 띠고 암컷보다 크기가 작다.

서귀포 앞바다 흰동가리돔은 크기가 10cm 내외로 검은 색 바탕에 흰 줄을 갖고 있다.

귀여운 외모, 말미잘과 공생관계인 특성으로 인해 수중사진작가의 ‘최고 모델’로 각광받는다.

김병일 대표는 “흰동가리돔 행동반경은 보통 3m내외로 외부 적 등에 대한 반응을 보면 상당히 영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명정구 책임연구원은 “난류를 따라 북상한 흰동가리돔이 제주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수중생태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지표종’이 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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