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내신 못믿겠다더니… 대학선 ‘학점 부풀리기’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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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부풀리기’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고교생들의 내신 성적을 못 믿겠다던 대학도 똑같은 ‘성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봉주(鄭鳳株·열린우리당) 의원은 교육인적자원부 자료를 토대로 서울대 등 전국 22개 주요 국립대 학생들의 최근 4년간 졸업 평균학점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의 학생이 B학점(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2005년 봄 학기 졸업생의 경우 총 4만3330명 중 92%에 해당하는 3만9881명이 B학점 이상을 받았다. B학점 이상 취득자 비율은 2002년 88.5%, 2003년 89.4%, 2004년 89.8%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일부에서 제기해 온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통계적으로 확인된 것. 그동안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각 대학이 졸업생들의 취업을 의식해 학점을 후하게 주는 바람에 입사 사정에서 학점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각 대학 봄 학기 졸업생의 학점을 종합한 결과 B학점 이상 취득자 비율에서 교원대가 평균 99.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대(98.9%), 한국해양대(98.1%), 경북대(97.8%) 금오공대(97.1%), 전북대(96.4%) 순이었다. 서울대(87.4%)도 성적 부풀리기의 예외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국립대는 학칙으로 A학점은 전체 학생의 20%, B학점은 40%, C학점 이하는 40%를 배분토록 하고 있다(서울대의 경우 A, B학점을 합쳐 최대 70%). 그러나 실제로는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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