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봉사는 희생아닌 배움이죠”

  • 입력 2005년 8월 20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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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은 무엇을 이루고 변화시키는 성취감이죠.”(경주화랑고 ‘맑고 밝고 훈훈하게’팀)

“한센병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소록도의 가족’이 된 날을 잊을 수 없죠.”(대구도원고 권순구 군)

한국중등교육협의회와 푸르덴셜생명보험이 공동 주최한 ‘제7회 전국 중고생자원봉사대회’ 예선에서 대구와 경북지역 중고교 8개 팀 또는 개인이 은상과 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다음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본선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대구의 32개 학교 150명이, 경북의 56개 학교 517명이 각각 참가했다.

참가 학생들은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했는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에서 평가를 받았다.

대구도원고 3학년 권순구(18) 군과 대구의 혜화여고 3학년 송승미(18) 양은 각각 소록도와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 점을 인정받아 은상을 받게 됐다.

쌍둥이 언니가 정신지체 1급 장애인 송 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그는 “고 3이라 시간이 적지만 ‘월 4회 3시간씩’ 목표를 정해놓고 복지시설을 찾는다”며 “내가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친구들이 나의 인격을 바로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상을 받는 경주화랑고의 맑고 밝고 훈훈하게팀 25명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자’는 다소 이색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학교는 경북 도내에서 유일한 대안학교.

일본인이 많이 찾는 경주의 관광지를 중심으로 ‘독도를 왜 지켜야하는지’를 알리는 한편, 자신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또 은상 수상자인 영주의 동산여자전산고 ‘푸른나무봉사단’ 20명은 경북뿐 아니라 경남의 사회복지시설까지 찾아가 10년째 몸이 불편한 노인 등을 돌보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이수랑(18) 양은 “처음에는 봉사활동 점수를 따기 위해 시간만 채우려 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주위의 어려움을 나의 일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배여 행복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고교생의 봉사활동이 다소 획일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대회 심사에 참여했던 경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우한(金禹漢) 장학관은 “봉사활동이라면 으레 사회복지시설부터 찾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봉사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활동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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