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도소 탈옥수, 운동중 철조망 넘어 사복입고 걸어나가

  • 입력 2005년 7월 1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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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교도소 탈옥수 최병국(29) 씨는 어떻게 겹겹이 담으로 둘러싸인 교도소를 빠져 나갔을까.

최 씨의 탈주 경로를 조사 중인 전주교도소는 12일 “최 씨가 운동시간에 미리 준비한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직원으로 가장해 걸어서 탈옥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주교도소에 따르면 최 씨는 11일 오전 11시 40분경 운동장에서 재소자가 입는 상의와 검은색 트레이닝복 하의 차림으로 운동을 하던 중 동료에게 “구내 작업장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교도관들의 감시를 피해 높이 1.8m의 운동장 철조망을 뛰어넘었다.

당시 81명의 재소자가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을 감시한 교도관은 2명에 불과해 감시의 눈길을 쉽게 따돌릴 수 있었다.

재소자복 속에 옅은 회색 상의를 입고 있던 최 씨는 재소자복을 벗어놓고 준비한 다이어리 1권을 들고 교도관 및 경비교도대원 출입문인 구내 통용문을 유유히 걸어 나갔다.

교도소 측은 “평소 수감자들의 편의를 위해 반바지나 색깔이 요란하지 않은 깃 없는 티셔츠, 트레이닝복을 반입하거나 구내에서 구입해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구내 통용문은 경비교도대원이 지키고 있었지만 사복 차림에 다이어리를 들고 있는 최 씨를 의심하지 않았고 그때는 점심시간 무렵이어서 사복 교도관과 민간 교화위원들이 많이 드나들 때였다고 교도소 측은 설명했다.

이어 최 씨는 교도관들이 근무하는 본관 앞을 지나 구내 정문과 바깥 정문을 아무런 제지 없이 통과한 뒤 곧바로 심모(50) 씨의 택시에 올라 “10만 원을 줄 테니 충북 청주까지 가자”고 해 탈옥에 성공했다.

교도소 관계자는 “최 씨가 검거돼야 정확한 경로를 알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월담이나 차량 통행문을 통한 탈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직원을 문책하고 사건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최 씨의 연고지인 강원 춘천과 충남 서천 등에 형사대를 급파했다.

또 전주교도소는 최 씨에 대해 현상금 500만 원을 걸었다. 신고는 112나 전주교도소(063-224-4361∼6, 구내번호 301∼307), 법무부 보안 제1과(02-503-7081).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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