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정신 못차린 일부교수들 非理

  • 입력 2005년 5월 25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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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국적 포기와 채용미끼 금품수수, 연구비 유용에다 용역보고서 허위작성까지….’

대학이 학생수 감소 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교수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전남대 교수 2명이 자녀의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자 대학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는 “5명의 국립대 교수 중에 2명이 우리 대학교수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대학본부측이 사실을 즉각 조사해 응당한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총학생회는 해당 교수가 확인 되는대로 질의서를 보내 해명을 요구한 뒤 납득할만한 응답이 없을 경우 퇴진운동까지 벌일 계획이다.

앞서 광주지검 특수부는 시간강사로부터 국립대 전임교원 채용 청탁을 미끼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전남 A대학 최모(40) 교수를 13일 구속했다.

최 교수는 2002년 4월과 6월 시간강사 B(34) 씨에게 전남지역 모 대학 음악학과의 전임강사로 채용시켜 주겠다며 두 차례에 걸쳐 9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광주지법은 3일 광주지하철 중국산 석재 부실공사와 관련해 업체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용역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광주 C대학 이모(62) 교수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3월에는 사립대 일부 교수들이 연구용역을 부풀려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돌려주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업체의 세금 포탈을 도운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연구보고서 작성비, 대학의 연구과제 수탁 인센티브 등 명목으로 수백 만 원씩을 받은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금 대학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초강도 구조조정 압박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립대는 생존을 위해 대학간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고 사립대는 정원을 축소하고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교수직을 ‘철밥통’으로 여기고 개혁은 뒷전인 채 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한 일부 교수의 행태에서 씁쓸함을 느끼는 것이 기자뿐일까.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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