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 황인태 부총장 구속… 4억 稅포탈 혐의도

  • 입력 2005년 5월 1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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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학생들의 등록금 38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등)로 서울디지털대 설립자 겸 부총장인 황인태(黃仁泰·45·사진) 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2003년 1월 서울디지털대의 운영 용역업체인 M사 대표를 겸임할 당시 납품업체인 W사에 소프트웨어 비용 5억5000만 원을 지불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이 중 3억5000만 원을 현금으로 되돌려 받았다.

M사는 디지털대가 온라인 강의를 할 때 필요한 온라인 시스템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로 2000년 8월 황 씨 등이 설립했다. 경찰은 황 씨가 W사에 지불한 비용을 대학 측에 입시홍보비 명목으로 청구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가로챘다고 설명했다.

황 씨는 이런 수법으로 2003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5개월 동안 38억3000여만 원을 횡령한 뒤 브로커와 관련 업체에 사례비 명목으로 7억8000여만 원을 주고 나머지 약 30억5000만 원을 가로챘다고 경찰은 밝혔다.

황 씨는 이 과정에서 법인세 등 세금 4억800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제신문 기자 출신인 황 씨는 지난해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24번을 받아 현재 예비순위 2순위이며 지난해 11월부터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디지털특보로 디지털 전략 등의 자문을 맡아왔다.

경찰은 “황 씨가 개인적인 빚을 갚는 데 10억 원, 주식투자에 7억 원을 사용하는 등 횡령액 대부분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지만 정치권 인사에게 돈을 제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지털대 고문변호사인 정주식(鄭宙植) 변호사는 “황 씨가 횡령했다고 밝힌 금액 중 학교와 직접 관련된 부분은 2억2000여만 원에 불과하다”면서 “M사가 학교에 청구한 금액 중 20억 원은 아직 지급하지 않았고, 4억 원가량은 청구조차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황 씨가 10일자로 박 대표의 디지털 특보직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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