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에서는 지난해 폐업한 K 시내버스 회사 노동자들이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며 이달 중순부터 매일 출근시간에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오후에는 고성능 마이크를 동원해 시청을 향해 노동가요를 틀기도 했다.
또 지난달 18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는 울산지역건설플랜트노조는 이달 초부터 울산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하며 시청 남문 앞 인도를 약 20일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25일에는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노조원 100여 명이 “파업 공무원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남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 시위는 모두 집회신고를 했거나 1인 시위여서 경찰이 제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시위로 북적대는 모습이 어찌 보면 민선 지방자치시대의 한 단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위 때문에 시청 안팎에는 전경 20여개 중대 200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
시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출입문 4곳 가운데 한 곳만 열어놓았고 민원인용 주차장의 일부도 경찰 차량이 차지해버렸다.
한 민원인은 시위대와 경찰 사이를 뚫고 시청으로 들어가면서 “80년대 노사분규 현장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의 권리는 보장돼야 하겠지만 시위를 벌이는 단체는 물론 경찰도 민원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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