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무늬만 서열파괴’…실제로는 대부분 구제

  • 입력 2005년 3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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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는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팀제 조직에 맞춰 국·과장 7명의 보직을 박탈하고 계장 6명을 팀장에 발탁하는 등 본부장 및 팀장 61명에 대한 인사를 24일 단행했다.

행자부의 이번 인사는 당초 상당한 규모의 서열 파괴가 예상됐으나 5급 사무관의 팀장 발탁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무보직인 간부 7명도 대부분 구제할 것으로 알려져 ‘무늬만 서열 파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부장, 팀장 44% 교체=행자부는 이날 본부장과 팀장 등 61개 직위(개방형 직위 3곳 제외) 가운데 27곳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국장 및 과장을 맡고 있던 2급(1명)과 3급(2명), 4급(4명) 간부 7명의 보직이 박탈됐고 대신 무보직 서기관이던 6명이 팀장으로 발탁됐다.

이들 가운데 3명은 비(非)고시 출신. 특히 부내정보화팀장으로 발탁된 유은숙(劉恩淑·50) 서기관은 9급으로 출발한 여상(女商) 출신이다.

서울여상을 졸업한 뒤 1974년 공직에 몸담은 그는 한성대 야간학부를 거쳐 지난해 8월 숭실대에서 ‘전자정부 효율성 측정을 위한 정보화성과 평가모델’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박연수(朴演守) 지방지원본부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무늬만 서열 파괴’=행자부가 국·과장 간부 7명의 보직을 박탈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인사로 연공서열 조직문화에 젖어있는 공직사회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7명은 대부분 자치인력개발원, 이북5도청 등 행자부 소속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상급자가 하급자 밑에서 일하거나 무보직으로 계속 남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응석(高應錫) 행자부 공무원직장협의회 회장은 “장관이 인사를 단행하기 전 실시한 ‘베스트 10’ 설문 조사 결과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모르겠다”며 “이전 인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오영교(吳盈敎) 행자부 장관은 “이번 인사는 팀제 도입에 따른 첫 인사로 평가 자료가 많지 않아 성과를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성과관리시스템에 따라 성과를 평가한 뒤 연말에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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