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 폐쇄 논란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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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를 막고 원활한 차량소통 등을 위해선 횡단보도 폐쇄가 불가피합니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의 보행권을 무시하는 횡단보도 폐쇄는 철회돼야 합니다.”

대구시가 최근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의 지하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반월당 네거리 일대 횡단보도를 폐쇄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반월당 지하상가 조성사업이 마무리 돼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출입구와 이 곳 지하상가 연결통로 등이 개통되자 18일부터 지상의 횡단보도를 모두 폐쇄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에서의 교통사고를 막고 네거리를 지나는 도심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의 차량 통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기존 횡단보도를 없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로를 건너는 장애인 등의 불편을 감안해 지하도로 등의 출입구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장애인 리프트 등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거리문화시민연대와 대구경실련, 대구장애인연맹 등 지역 8개 시민단체는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횡단보도 폐쇄조치를 철회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 폐쇄조치는 장애인은 물론 정상적인 보행자의 보행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횡단보도가 없어진 뒤 이 일대에서 무단횡단 사례가 늘어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 폐쇄로 시민들이 자전거와 인라인 등을 이용해 길을 건너는 데 불편이 예상되고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리프트와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박용진(朴龍鎭·48) 교수는 “반월당 네거리의 지하도로 출입구 등은 횡단보도 폐쇄를 전제로 설계돼 횡단보도 재설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시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리프트나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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