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노약자 등의 보행권을 무시하는 횡단보도 폐쇄는 철회돼야 합니다.”
대구시가 최근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의 지하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반월당 네거리 일대 횡단보도를 폐쇄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반월당 지하상가 조성사업이 마무리 돼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출입구와 이 곳 지하상가 연결통로 등이 개통되자 18일부터 지상의 횡단보도를 모두 폐쇄했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에서의 교통사고를 막고 네거리를 지나는 도심 간선도로인 달구벌대로의 차량 통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기존 횡단보도를 없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로를 건너는 장애인 등의 불편을 감안해 지하도로 등의 출입구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장애인 리프트 등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거리문화시민연대와 대구경실련, 대구장애인연맹 등 지역 8개 시민단체는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횡단보도 폐쇄조치를 철회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 폐쇄조치는 장애인은 물론 정상적인 보행자의 보행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횡단보도가 없어진 뒤 이 일대에서 무단횡단 사례가 늘어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반월당 네거리 횡단보도 폐쇄로 시민들이 자전거와 인라인 등을 이용해 길을 건너는 데 불편이 예상되고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리프트와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박용진(朴龍鎭·48) 교수는 “반월당 네거리의 지하도로 출입구 등은 횡단보도 폐쇄를 전제로 설계돼 횡단보도 재설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시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리프트나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원을 배치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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