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검찰총장 “대선자금 수사때 외압 있었다”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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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임기를 마치고 4월 2일 퇴임하는 송광수 검찰총장이 21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공동취재단
2년 임기를 마치고 4월 2일 퇴임하는 송광수 검찰총장이 21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공동취재단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21일 정치권의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설립 움직임과 관련해 “공직자 부패문제는 기구를 늘린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달 2일 퇴임하는 송 총장은 이날 재임 중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직자 비리는 수십 년간의 정치·사회·문화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좋은 뜻에서 공수처 신설을 추진하길 바라지만 ‘검찰권 약화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자금 수사를 평가한다면….

“100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수사팀의 열의와 수사 내용,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생각하면 90점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사 당시 외압은 없었나.

“천국에서 업무를 볼 수는 없다. 초기에는 나에게도 직접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수사팀이나 지휘라인으로부터 여러 형태의 것(외압)이 있었다고 보고 받은 일이 있다. 그러나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검찰 독립을 이루려면 검찰총장 5명은 옷을 벗어야 한다고 했었는데….

“검찰총장은 외풍을 막아야 할 의무와 권한이 있다. 그것이 안 될 때는 자리를 떠나야 하지 않겠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실에선 어려운 점이 많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청와대 파견 검사제 부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지금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검찰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을 파견하면 청와대가 검찰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에 대한 견해는….

“남북협력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북한이 대남적화 전략을 폐기하지 않은 상황이다.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할 말은….

“비겁한 수사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비겁한 수사란 상부나 내부의 힘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다른 수사를 하는 것을 뜻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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