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된 민족고대 '세계고대 1000년'으로…"

  • 입력 2005년 3월 17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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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김병관 재단이사장. 고대신문 사진제공
고려대학교 김병관 재단이사장. 고대신문 사진제공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고려대학교가 ‘민족고대 100년에서 세계고대 1000년’으로 가기 위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김병관 재단이사장은 최근 고대신문과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이제 하드웨어는 이 정도로 하고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올해 학교발전위원회를 설치해 중장기 발전계획과 장학금 지급, 교수 연구지원 및 평가방안을 마련, 1000년 후의 고대를 설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하드웨어를 갖추기 위해 재단은 200억원을 출연해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기부금 440억원으로 백주년 기념관을 지어 5월에 고대에 헌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262억원을 들여 녹지캠퍼스에 다목적 종합체육관을 짓고 있고, 앞으로 120주년을 기념해 중앙광장 오른쪽에 루브르박물관의 피라미드처럼 첨단의 초현대식 건물을 짓겠다”고 미래 계획도 밝혔다.

김 이사장은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학교법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있는 악법이지만 우리 재단은 ‘이 학교는 내 꺼다’는 식의 소유개념이 없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고대는 사립학교 연합에 가입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재단 소속의 중앙중학교에도 60억원을 투자해 교사를 신축했고, 중앙고등학교에 150억원을 들여 체육관과 정보관을 건설 중”이라며 “사립학교법 통과와 관련 없이 용기를 갖고 학교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바, 그것이 바로 인촌선생의 교육이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평소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시절과 학창생활을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해방돼 뜻도 모르고 중학생들을 따라 시가행진을 하면서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적기가’더라. 하루는 친구 집에서 자다가 반동으로 몰려 친구 매형에게 죽을 뻔했는데 당시 친구가 ‘반동이 아니다’라고 울며 매달려 살았다. 그 친구 아니었으면 난 그때 죽었다. 당시는 패전한 일본 군인에 미군, 좌익, 우익까지 시골도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학교에 여학생도 없고 정말 막걸리 고대였다. 하루는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친구 11명과 짚 차를 타고 이화여대로 향했는데 안암동 사거리에서 버스를 피하려다 굴러 떨어져 다쳤다. 그 자리에는 전 외환은행장을 지낸 홍세표 씨도 같이 있었다.” 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2005년은 고대가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되는 해”라며 “국제 감각과 정보화 능력을 두루 갖춘 지구촌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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