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이주영 부지사에 대한 우려와 기대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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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새 정무부지사로 이주영(李柱榮·54) 전 한나라당 의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한 14일 도청 안팎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의 발탁은 일단 ‘파격’으로 여겨진다.

상당수 도청 직원은 이 내정자가 김태호(金台鎬) 지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김 지사와 함께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해 ‘정치성 강한 인물’로 분류된다.

이 때문인지 직원 A씨는 “이 내정자가 1급 상당인 부지사직을 수락한 것은 의외”라며 “김 지사가 정치적 야심을 가진 인사를 왜 골랐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B 과장은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며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융화는 물론 도의원, 국회의원과의 관계도 어정쩡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김 지사가 내년 선거의 ‘잠재적 경쟁자’를 끌어안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과의 동침’이 돼 끊임없이 내홍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도지사와 정무부지사가 모두 정치색이 강해 도정(道政)이 정치논리에 휘둘리면서 특히 한나라당에 쏠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내정자의 강점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그는 겸손하고 소탈하며 균형감각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장판사를 지낸 변호사로 ‘남해안 시대 특별법’의 법제화 등에서도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중앙정계의 두터운 인맥 역시 자산으로 꼽았다.

이 내정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사가 간곡히 부탁했고 경남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의원 꿈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지만 ‘도지사 출마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물론 그는 언제든지 선거에 뛰어드는 등 정치를 재개할 수 있고, 이번 부지사직 수락이 정치적 계산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결심을 공표하기 전까지는 지금 각오대로 도와 도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특히 만의 하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내비친다면 이번 인선에 대한 주위의 염려는 정당했으며 도정만 희생물이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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