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부동산 대책 이후]분당 - 용인 아파트값 다시 꿈틀

  • 입력 2005년 3월 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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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17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주춤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일대 아파트 값이 다시 들먹이고 있다.

매물이 줄어든 상태에서 일부 대형 아파트는 호가가 최근 2주 사이에 5000만 원 오르기도 했다.

판교 개발에 따른 주변지역 발전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호가 오르고 매물은 줄어=분당신도시는 서현동 정자동 수내동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의 오름세가 뚜렷하다.

서현동 시범현대아파트 47평형은 ‘2·17대책’ 발표 직후 7억1500만 원에서 3일 현재 5000만 원 오른 7억650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인근 삼성아파트 72평형도 9억 원에 호가가 형성돼 최근 보름 새 5000만 원이 올랐다.

수내동 파크타운 롯데 66평형은 최근 2주 동안 4000만 원, 정자동 상록라이프 47평형도 2000만 원이 각각 올랐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서현동 상록부동산의 하종진 사장은 “판교아파트 동시분양이 시작되는 11월에 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용인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봉동 ‘LG 신봉 자이부동산’ 김용남 실장은 “LG자이 51평형은 2월 17일 이후 거래가가 1000만 원 정도 올라 4억5000만 원까지 한다”고 말했다.

죽전동 호박공인 김성규 사장은 “이 일대 아파트값이 2·17대책 이전보다 1000만∼2000만 원 정도 올랐는데 매물이 적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아파트 판매도 호조=미분양아파트 판매가 활기를 띠고 법원경매아파트도 호황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상현동에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양 중인 ‘수지 아이파크’의 판매량은 1월 16채에서 2월에는 44채로 늘었다. 특히 2·17대책 이후에만 39채가 팔렸다.

법원경매에 나온 분당 아파트 1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80.96%였지만 2·17대책 이후 86.5%로 5%포인트 높아졌다. 입찰 경쟁률도 이 기간에 8 대 1에서 26 대 1로 급등했다.

▽판교 개발에 따른 기대감=판교 개발이 가시화될수록 주변지역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연초에는 판교 분양가가 평당 평균 2000만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교에 인접한 이매동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며 “요즘은 판교가 개발되면 교통망이 확충되고 생활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정자동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판교가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라는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어 집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리서치센터실장은 “정부의 2·17대책이 판교 주변 지역의 집값을 떨어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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