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공군정비사로 거듭난 ‘장발장 소년’

  • 입력 2005년 3월 1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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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 송재용, 멋진 공군 정비사가 돼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1일 경북 의성군 의성경찰서 안계지구대 안. 공군 하사 계급장을 단 송재용(宋在龍·20·경북 의성군 점곡면) 씨는 지구대 직원들에게 힘찬 거수경례를 올리고 경남 진주에 있는 공군교육사령부로 향했다.

송 씨는 5년 전까지 만해도 이른바 불량소년이었다.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은 홀아버지를 따라 부산에서 경북 의성 사과농장 등을 전전했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훔쳐 먹기 일쑤였다.

마을 주민들은 “저런 나쁜 애를 마을에 둘 수 없다”며 그를 하아내기 위해 회의까지 열 정도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당시 점곡파출소장 배규열(裵圭烈·55·안계지구대 2사무소장) 경위는 재용이를 보듬었다.

당시 의성중 점곡분교 2학년이던 재용이는 1999년 10월부터 점곡파출소(현 점곡치안센터)에서 먹고 자며 공부했다. 재용 씨는 당시 파출소 직원 5명과 1년 반 동안 ‘고교 진학 특별 작전’에 돌입했다. 목표는 학비가 없는 공군기술고등학교. 직원 5명이 근무시간을 제외하곤 재용에게 영어 수학 체육 등 과목별로 집중 과외를 해줬다.

재용 씨는 2002년 공군기술고교에 당당히 합격해 파출소 직원들의 정성에 보답했다. 또 지난달 23일 열린 졸업식에서 그는 항공정비과 졸업생 120여명 가운데 7등을 차지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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