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장군 동상 철거 뜨거운 논란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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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시민단체가 6.25전쟁 때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1880~1964)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세운 동상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맥아더동상은 1957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맞아 중구 송학동 1가 1의1 자유공원 정상에 건립됐다. 140㎡의 부지에 5m 높이로 만든 이 동상은 군복을 입은 맥아더장군이 오른손에 망원경을 들고 월미도를 내려다보고 서 있는 모습이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인천 근대사의 상징인 자유공원에 냉전시대 기념물인 맥아더동상이 서 있는 것은 문제"라며 "동상을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는 이전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천연대는 2001년부터 동상을 철거하거나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인천시는 지금까지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인천연대는 10일경 동상 이전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시 재향군인회와 6.25참전유공자회 인천지부 등은 "인천상륙작전이 처음 감행된 장소인 월미도가 보이는 자유공원에 동상을 건립한 것"이라며 "공산화 위기에 처했던 한국을 극적으로 구해낸 영웅을 기리는 동상을 냉전시대 유물로 치부하는 것은 억지"라며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인천연대가 동상 이전을 계속 주장할 경우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일 방침이어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보수단체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이전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맥아동동상 앞에서 반미집회와 철거를 요구하는 퍼포먼스 등이 잇따르자 경찰이 최근까지 24시간 경비를 서고 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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