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不正파문]他그룹서 답안 넘겨받아 전송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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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면접장에 금속탐지기28일 치러진 서울 홍익대의 2005학년도 수시 2학기 구술면접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금속탐지기를 들고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소지 여부를 스스로 검사하고 있다. 학교측은 인권침해 논란을 없애기 위해 조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검사하도록 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대학 면접장에 금속탐지기
28일 치러진 서울 홍익대의 2005학년도 수시 2학기 구술면접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금속탐지기를 들고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소지 여부를 스스로 검사하고 있다. 학교측은 인권침해 논란을 없애기 위해 조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검사하도록 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휴대전화를 이용한 광주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가담자가 4개 그룹 183명으로 늘어났다.

또 대학생이 재수생 친구의 부탁을 받고 올해 수능에 응시해 전 과목의 답을 전송해 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대학생이 일명 ‘선수’로 활동한 것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게다가 지난해 수능 직전 고교 2학년생들이 수험생 선배의 부탁을 받고 ‘커닝용 휴대전화기’를 모아 전달했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사건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 수사=전남지방경찰청은 28일 “문자메시지 송수신 기록과 관련자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수사 대상자가 여고생 6명을 포함해 4개 그룹 18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141명의 대규모 학생이 가담한 J고교 그룹과 K고교가 주축이 된 제2그룹(25명), 또 다른 K고교가 주축이 된 제3그룹, 일부 여학생이 가담한 제4그룹(여학생 6명 포함해 총 8명) 등이다. 구속된 K씨(24·여) 등 대리시험 부정응시자 2명을 포함할 경우 수사 대상자는 총 185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K고 김모군(18) 등은 광주지역 5개 고교생 10명에게 “정답을 전송해 주겠다”며 1인당 10만∼30만원씩 총 210만원을 모아 170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김군 등은 성적우수자인 ‘선수’ 확보에 실패해 J고교 그룹에 가담한 같은 학교 친구 1명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해 답을 받은 뒤 이를 ‘중계 도우미’를 통해 다른 학생들에게 전송했다.

경찰은 또 다른 K고교생 7명이 같은 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공모하고 계획까지 세웠지만 ‘선수’ 모집에 실패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J고교 그룹의 중계 도우미 중 1명이 여자친구에게 답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했으며 이 답이 중계 도우미 1명, 수험생 5명 등 여고생 6명과 남학생 2명으로 구성된 제4그룹 학생들에게도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대학생 A씨(20)가 재수생 친구의 부탁을 받고 J고교 그룹의 ‘선수’로 활약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이 대학생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남는 의혹=경찰은 부정행위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K고의 모의 가담자들로부터 “1년 선배인 재수생 C군에게서 지난해 수능에서 사용했던 방법을 배웠다”는 진술을 받아내 물증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또 이들 가운데 1명인 이 학교 3학년 P군(18)으로부터 “지난해 수능 이틀 전 1년 선배인 P군이 ‘커닝을 하려고 하니 후배들의 휴대전화를 모아 달라’고 부탁해 친구들의 휴대전화 30대를 모아 건네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선배 P군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나 1년 전의 통화기록 조회가 불가능해 혐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 지역 고교생들은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I고, S고 등 다른 학교에서도 10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부정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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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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