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시작하던 단계였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첫공판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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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부녀자 21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왼쪽 검은색 상의)가 6일 공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노인과 부녀자 21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왼쪽 검은색 상의)가 6일 공판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6일 열린 첫 공판에서 연쇄살인 피의자 유영철씨(31)는 “살인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잡혔다고 생각한다. 경찰에 잡히지 않았으면 살인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공개석상에 나타난 유씨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으나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그는 이날 시종 덤덤한 목소리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또 범행 날짜, 피해자 이름 등을 적은 메모지를 꺼내 들고 검찰의 공소사실 중 자신의 기억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아 주는 냉정함까지 보였다.

유씨는 또 시체가 발견된 21명 외에 2명을 더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신체 특성을 말하기도 해 검찰측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유씨는 재판을 마치고 나가면서 “나는 인생을 포기한 만큼 재판은 오늘로 마쳐달라. 다음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권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피고인 출석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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