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다시 울려펴진 “대~한민국”

  • 입력 2004년 8월 21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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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 한국-파라과이 축구 8강전이 열린 22일 새벽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수많은 응원인파 모습.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Again 2002’

‘길거리 응원’의 메카 서울 광화문 일대가 다시 한번 붉은 물결과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22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아테네올림픽축구 파라과이와의 8강전이 동아일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된 광화문 일대는 거리 응원을 위해 21일 저녁 6시경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응원인파로 가득찼다. 경기가 시작된 오전 3시경 수만여명이 광화문에 운집하며 지난 2002한일월드컵 이후 2년여만에 ‘장관’을 재연한 것.

붉은악마 서울지부 회원들 100여명이 인간띠를 형성해 질서유지를 하고 있다.
붉은악마 서울지부소속 회원 100여명은 자체적으로 응원단 앞에 인간띠를 형성, 질서유지에 신경쓰고 있으며 경찰도 3개중대 4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야간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동아일보 대형전광판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화 면세점을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응원단들은 이후 서대문쪽으로 계속해서 긴 응원물결을 만들어갔다. 동아닷컴으로는 경기직전까지 광화문 네거리 인파현황을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경기전 동아일보 대형전광판을 통해 한국 남자양궁의 단체전 금메달의 소식이 전해지자 광화문 네거리의 응원인파는 일제히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환호했고 축구대표팀의 지난 경기 하이라이트가 방송될때는 한국의 골장면이 화면에 나올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등 광화문 일대는 ‘2년여만의 응원열기’로 금새 후끈 달아올랐다.

새벽 3시 경기가 시작되자 응원인파는 동아일보 대형전광판으로 눈과 귀를 응시한채 애국가를 따라 부르는 등 본격 응원전에 돌입했다. 응원인파는 “대~한민국”과 “오~필승 코리아”등 예전의 응원구호를 따라부르며 한국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와 아쉬움의 탄식을 반복했다.

후반 26분 파라과이에게 3번째 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자 광화문 일대는 “아~”하는 탄식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곧바로 응원인파는 더욱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후반 29분 이천수의 중거리슛이 골로 연결되자 광화문 일대는 수만여 인파의 환호성으로 가득찼고 이어 후반 34분 이천수의 페널티킥이 성공되며 2-3으로 바짝 추격하자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 안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2대3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많은 시민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여줬다.

붉은악마의 김정연 행정간사는 “선제골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바람에 준비한 응원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한국이 4강진출에 성공했다면 좀더 조직적인 응원을 준비해 왔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뜨거웠던 광화문 응원열기의 현장으로…’

한국 vs 파라과이 축구 8강전

▼응원인파 이모저모

-태극기 문양을 가득 새긴 특이한 복장으로 눈길을 끈 이대춘(61세·자영업)씨는 “월드컵 이후에 이렇게 광화문에 함께 모여 응원을 하게 돼 감회가 매우 새롭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응원단 중에는 외국인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일본인 모치다 나호(21·시모노세끼 거주)씨는 “이번에 여행을 와서 숙소에 있었는데 함성이 들려 나왔다”며 “지금껏 TV에서만 보던 붉은악마의 물결을 직접 보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날 응원단 중에는 가족단위의 응원단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3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는 박정수(35·회사원)씨는 “아들에게 ‘광화문 응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배은혜(25·학생)씨는 “월드컵때 광화문 응원에 참가하지 못한게 아쉬워 이번에 직접 올라왔다”며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겠다고 주먹을 힘껏 쥐어보였다.

화려한 복장과 수려한 외모로 취재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던 나혜린(23·학생)씨는 “축구를 좋아해서 응원을 온 것 뿐인데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니 당황스럽다”고 쑥스런 웃음을 짓기도 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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