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장 비리 혐의 포착

  • 입력 2004년 5월 13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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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의 비리와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직 치안감의 비리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부산 동성여객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해온 부산지검이 13일 권지관(權支官·53) 부산경찰청장 등 현직 경찰 간부 3명의 비리 혐의를 발견하고 조만간 관련 자료를 경찰에 보낼 방침이라고 밝힌 것.

검찰에 따르면 권 청장과 최모 경무관, 김모 총경 등 경찰 간부 3명은 동성여객 대표 이광태씨(47·구속)로부터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일단 구두로 "관련자료와 혐의사실을 넘기겠다"고 통보한 상태이며 2, 3일 안에 이씨의 진술 등 구체적인 자료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검찰의 방침에 경찰은 겉으로는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면서도 속으로는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 권 청장의 계급은 치안감으로 이는 치안총감(경찰청장)과 치안정감(서울지방경찰청장 등 4명) 바로 아래 계급이며 전체 경찰관 중 19명밖에 없는 경찰 최고위층이다. 따라서 만약 권 청장의 비리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찰 전체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

게다가 검찰이 권 청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 경찰에 공을 넘기는 바람에 최고위층을 직접 조사해야 한다는 부담마저 경찰이 안게 됐다. 권 청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 내용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13일에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경찰청 윤시영(尹時榮) 감사관은 "검찰이 자료를 보내오면 이를 면밀히 검토한 뒤 감사나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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