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센터…볼링장 없애고 경륜권판매소 추진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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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이 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 올림픽스포츠센터 내에서 현재 운영 중인 볼링장을 없애고 대신 도박성이 강한 경륜권 판매소를 짓기로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4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올림픽스포츠센터 내 4층 730평의 볼링장을 5월부터 폐쇄하는 대신 매주 금요일부터 사흘 동안 경륜경기를 보면서 돈을 걸어 승리자를 맞히는 경륜권 판매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단은 내부 시설을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고양시에 증축신고를 했고 운동시설을 관람집회시설로 변경해 경륜권 판매소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별도로 제출했다.

공단은 레인 상태가 나쁘다보니 회원이 20여명에 불과해 연간 3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볼링장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1998년 17개 레인으로 문을 연 이 볼링장은 레인 설치 회사의 부도로 부품 공급이 안돼 현재 8개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회원 김모씨는 “공단이 볼링장을 살리는 방안을 찾지 않아 회원이 줄어든 것”이라며 “체육시설 대신 도박장과 다름없는 시설을 짓는 것은 주민과 스포츠회원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도 이 센터 건물 3층에는 경륜권 판매소가 영업 중이어서 매주 금요일부터 주변 교통이 불법 주차로 마비되고 노점상과 취객들로 인해 인근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건물로부터 불과 100여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으나 경륜권 판매소는 ‘문화 및 집회시설’로 분류돼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의 심의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시설이 들어서는 데는 법적으로 아무런 제약이 없다. 고양시도 공단측이 문화관광부로부터 경륜권 판매소 설치에 대한 승인을 받아오면 건물을 증축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주민 박모씨(44·여)는 “지금도 경륜 때문에 불만인데 또 생기는 줄 몰랐다”며 “체육센터에 도박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스포츠센터에 주민들이 선호하는 20여개의 종목시설이 갖춰져 있어 볼링장을 대체할 다른 스포츠 종목이 없다”며 “이용객이 급증한 3층의 경륜권 판매소 이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4층 볼링장을 판매소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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