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회장 내정자 “회장이 노조에 인사 왜가나”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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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왜 먼저 인사를 가야 하느냐.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인사를 하려면 노조에서 와서 내게 먼저 인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

7일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로 확정된 황영기(黃永基·사진) 전 삼성증권 사장이 우리금융 관계자들의 건의에 보인 반응이다. 이날 우리금융 관계자들은 황 내정자에게 “회사 노동조합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가 이처럼 무안만 당했다.

그동안 신임 은행장들은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먼저 허리를 굽히는 사례가 많았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은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에 취임하면서 한은 노조에 각서까지 쓰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황 내정자가 회장 취임 후 노조에 호락호락 물러서거나 끌려 다닐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황 내정자는 10일 우리금융 산하 3개 은행 노조위원장들과 첫 대면을 했다. 이날 면담은 노조가 요청하고 황 내정자가 수락해 성사됐다.

황 내정자를 면담하고 나온 이성진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언론이 황 내정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는데 나 역시 ‘강력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과의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하종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대주주인 우리금융이 추천한 정태석 신임 행장 내정자(교보증권 사장)는 과거 한남투신운용의 부사장으로서 회사 부실화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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