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이 베낀 자료로 상받아 물의

  • 입력 2004년 3월 10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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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감이 교사들의 연구물을 표절해 전국대회에서 1등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0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경북 의성남부초등학교 박모 교감은 지난해 10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전국교원교육자료전에 초등학생 성교육 자료로 ‘호기심 나라’를 제출해 최고상인 1등급을 받았다.

한국교총의 교육자료전은 전국의 교원들이 독창적인 교육 자료를 개발해 응모하는 권위 있는 대회여서 입상하면 승진가산점 등 인사상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보건교사들의 항의로 진상조사에 나선 도교육청은 박 교감이 2002년 경북지역 보건교사들의 모임인 경북보건교육연구회가 펴낸 성교육자료 ‘사랑과 행복으로 가는 길’의 내용을 상당 부분 표절한 것을 확인했다.

전국 규모의 교원연구실적 대회에서 표절사건이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교육청은 박 교감의 표절 자료를 ‘우수교육자료’로 선정해 도내 1000여개 초등학교에 CD롬으로 제작해 최근 배포했다가 10일부터 긴급 회수에 나섰다.

예선 심사를 맡았던 경북교육청 산하 경북교육연구원측은 “예심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한국교총과 교육인적자원부에 박 교감의 표절 사실을 통보하고 입상 취소를 요청키로 했다.

박 교감은 이날 경북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보건교사들의 연구물을 표절한 데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교감은 표절 사실이 알려진 8일 휴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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