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장동순교수, 道에 제공한 ‘동서양 기상예보’ 적중 화제

  • 입력 2003년 12월 25일 18시 12분


코멘트
장동순 교수가 25일 충남도에 제출한 기상 예측 자료를 들고 제작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지명훈기자
장동순 교수가 25일 충남도에 제출한 기상 예측 자료를 들고 제작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지명훈기자
공학 교수가 동양사상에 기초해 2년째 지방자치단체에 기상과 생활환경 등을 담은 ‘생활 기상’ 예보를 제공하고 있는데다 이 예보가 올해의 경우는 대체로 적중해 화제다.

충남대 환경공학과 장동순(張同淳·51) 교수는 25일 충남도에 ‘동서양의 기상이론을 접목시킨 2004년 갑신년 생활기상 달력’을 제출했다. 그는 충남도 정책자문교수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이 자료에서 새해에는 홍수나 태풍 피해는 크지 않으나 봄철 안개와 한발, 가을철 산불, 냉해가 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장마는 6월 말경 시작돼 7월 21일경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계미년)에 심했던 심장질환은 감소하는 반면 위장병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또 농축산 분야에서는 참외 호박 고구마 재배나 소 사육은 좋을 것이지만 콩과 깨 재배나 양돈은 다소 부진하며 벼농사는 평년작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 심리변화와 관련, 올해는 방화나 투신 등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칼이나 쇠붙이 같은 흉기와 관련된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충남도의 자문으로 올해 초 계미년에 대해 조언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생활기상을 예보했다.

그는 올해 초 2002년에 극심했던 황사와 한발 등은 없을 것이나 봄부터 초가을까지 비가 ‘지긋지긋하고 지속적으로’ 내리고 가을철에는 건조하기는 하나 산불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은 실제 상황과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장 교수는 태풍 ‘매미’의 강타에도 불구하고 태풍 경계보를 내지 못했다.

장 교수는 10년 전부터 동양사상에 매료돼 60갑자(甲子)와 운기(運氣)의 순환법칙을 토대로 한 ‘절기(節氣) 이론’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일반화해 기상 분야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 교수는 “서양식 예측법으로는 1주일 이상 장기 기상을 내다보기 어려워 실제 2, 3일마다 예측을 번복하는 실정”이라며 “절기이론을 접목하면 훨씬 장기적이고 포괄적이며 정확한 기상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상 규정상 개인은 예보를 할 수 없으며 충남도에 대한 기상예보는 정책자문 차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충남대 이공계 교양과목 교재로 쓰이고 있는 ‘동양사상과 서양과학의 접목과 응용’ 등 많은 관련 서적을 저술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