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시끄러운 대구공항 소음부담금 타공항에 썼다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44분


전국 주요공항 중 소음이 가장 심한 대구공항에서 거둬들인 소음부담금이 모두 다른 공항의 소음문제 해결 등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가 29일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대구공항에 정기국제항공노선이 개설된 1996년 2월부터 군용항공기지법이 적용돼 징수가 중단된 2001년 3월까지 5년여 동안 이 공항에서 3억4700만원의 소음부담금을 징수했다.

그러나 이 소음부담금은 방음시설 설치 등 대구공항의 소음 문제를 개선하는 데 전혀 사용되지 않았고 김포와 제주, 김해공항의 공항시설 확충과 소음대책 마련 등에 활용됐다는 것.

건교부 관계자는 “대구공항의 경우 군용기 운항이 민항기보다 많은 민·군 공용공항으로 소음대책사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소음부담금을 다른 민간공항의 소음방지대책 수립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대구공항에서 거둬들인 소음부담금을 지역의 소음문제 해결이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며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정신적 물질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내는 한편 대구공항 소음피해 대책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가 올 1·4분기에 조사한 결과 여전히 대구공항 주변지역의 소음도가 김포, 김해, 제주, 광주공항 등 다른 4개 공항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 동구 신평동의 소음도는 90웨클(WECPNL)로 5개 공항 주변지역 중 가장 높았으며 대구공항의 조사지점 6곳 가운데 5곳의 소음도가 민간공항의 소음피해지역 지정 기준인 80웨클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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