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북大 박정섭교수 시신 해부용 기증

  • 입력 2003년 9월 29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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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老) 교수가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했다. 29일 충북대에 따르면 25일 ‘뇌동맥류 파열’로 타계한 약학대 박정섭(朴正燮·76·사진) 명예교수 유족들이 박교수의 시신을 이 대학 의과대에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했다.충북대 약학대 1, 2대 학장을 역임한 박 명예교수는 22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진 뒤 치료를 받다 유명을 달리했으며 평소 후배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해부 실습용으로 기증해 의학 연구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박 명예교수의 둘째딸인 수민씨(40)는 “아버님은 충북대에 의대가 생길 때부터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자주 밝히셨다”며 “자식들이 말렸지만 이 같은 뜻을 굽히지 않으셨고 올 여름 가족의 동의를 얻어 시신기증을 서약하셨다”고 말했다.

박 명예교수의 시신은 충북대 의대가 1987년부터 기증 받은 100번째 시신이다. 박 교수의 시신은 2006년 의대 본과 1학년생의 해부 실습용으로 사용된다.

이 대학 약대 이종길(李鍾吉·45·제약학과)교수는 “박 명예교수님은 재직시절은 물론 퇴임하신 이후에도 후학들을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며 “고인의 뜻깊은 결정으로 시신기증운동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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