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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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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물류의 중심인 허브항으로 비상하려는 부산항의 위상이 5월에 이은 화물연대의 재파업으로 외국 항구에 잇따라 뒤처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954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 세계 3위의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부산항은 올 들어 중국 상하이(上海)항에 추월당했고 7월에는 중국 선전(深(수,천))항에도 뒤져 5위로 밀려났다.
부산항은 1년에 컨테이너 1900만개를 처리하는 홍콩항, 1800만개를 처리하는 싱가포르항에 이어 화물연대의 첫 파업이 발생하기 한 달 전인 4월 이전까지 3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4월부터 상하이항이 부산항을 앞질렀다.
지난달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85만4587개로 6월에 비해 2.1% 줄어든 반면 상하이항은 97만개로 2.6%나 증가했다. 중국 남부 경제특구의 대표적 항만인 선전항도 지난달 86만4000개를 처리해 부산항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7월까지 누적 처리량은 542만개로 아직 부산항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부산항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역전은 시간문제다. 부산항의 위기는 최근 중국과 북미, 유럽간 직항로가 늘어난 데다 5월 파업 이후 외국 선사인 차이나시핑이 일부 모선의 기항지를 다른 나라로 옮겨 환적화물이 계속 줄어드는 것이 주원인.이 같은 상황에서
또 물류대란이 발생하면 외국 선사들은 부산항의 스케줄 안전도를 ‘위험’으로 분류해 기항지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허브항’의 꿈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
부산 신선대 부두 관계자는 “21일 화물연대 파업 돌입 이후 외국 선사들의 부산항 기항여부에 대한 확인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파업이 지속될 경우 부산항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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